아이가 두 돌을 지나면 주변에서 하나둘 기저귀를 뗐다는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특히 30개월 전후가 되면 아직 기저귀를 사용하는 아이를 보며 부모가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30개월인데 아직 기저귀를 못 뗐어요. 너무 늦은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기저귀를 떼야 하는 하나의 정답 개월 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배변훈련을 시작할 때는 아이의 나이보다 몸과 인지능력, 의사소통이 배변훈련을 시작할 준비가 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변훈련, 몇 개월부터 해야 할까?
배변훈련은 단순히 아이가 소변을 참을 수 있다고 완성되는 과정이 아닙니다.
아이는 먼저 쉬나 응가가 나오려는 몸의 신호를 느껴야 합니다.
그 신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화장실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 다음 실제로 이동해 옷을 내리고 변기에 앉는 여러 과정을 연결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부모에게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표현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도 배변훈련 준비에는 이러한 신체적·인지적·언어적 발달이 함께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친구가 24개월에 기저귀를 뗐다고 해서 우리 아이도 같은 시기에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변훈련 시작 신호를 확인하세요
개월 수보다 다음과 같은 행동이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쉬나 응가를 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기저귀가 젖었을 때 부모에게 알려주거나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표현하는 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둘째, 배변 직전의 신호가 나타납니다.
응가를 하기 전에 특정 장소로 이동하거나 쪼그려 앉고, 바지를 잡거나 행동을 멈추는 모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셋째, 일정 시간 기저귀가 마른 상태로 유지됩니다.
약 2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하나의 준비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변기에 관심을 보입니다.
부모가 화장실에 가는 모습을 궁금해하거나 유아용 변기에 앉아보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간단한 의사소통과 행동이 가능합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것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고, 변기까지 이동해 앉거나 바지를 내리고 올리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이러한 신호가 여러 가지 함께 나타난다면 배변훈련을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30개월인데 기저귀를 못 뗐다면?
30개월이라는 숫자만으로 늦었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아이가 앞서 설명한 준비 신호를 얼마나 보이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배변 욕구를 아직 잘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변기에 앉는 것을 강하게 거부한다면 부모가 원하는 날짜에 맞춰 기저귀를 없애는 것보다 조금 기다리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저귀가 젖으면 바로 알려주고, 쉬나 응가가 나오기 전에 표현하며, 변기에 관심도 많다면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30개월이라는 나이가 아니라 아이의 준비 상태입니다.
배변훈련은 어떻게 시작할까?
먼저 유아용 변기나 변기 보조시트를 아이가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처음부터 반드시 배변에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뒤나 낮잠에서 깬 뒤처럼 일정한 시간에 변기에 앉아보는 연습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배변 신호가 보일 때는 부모가 이를 말로 연결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응가가 나오려고 하나 보네. 화장실에 가볼까?”처럼 아이가 자신의 신체감각과 화장실 사용을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옷은 아이가 쉽게 내리고 올릴 수 있는 형태가 편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성공 횟수보다 변기에 가는 과정을 익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배변 실수를 혼내면 안 되는 이유
배변훈련을 시작했다고 바로 기저귀가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놀이에 집중하다가 화장실 가는 것을 잊거나 변기 바로 앞에서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아까 화장실 가라고 했잖아”라고 혼내거나 창피를 주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미국소아과학회도 배변훈련 과정에서는 아이의 실수를 처벌하기보다 긍정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도록 권고합니다.
실수했다면 차분하게 옷을 갈아입히고 다음번에는 쉬가 마려울 때 알려달라고 이야기하는 정도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배변훈련은 시험이 아니라 새로운 생활기술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억지로 변기에 오래 앉히지 마세요
아이가 변기에 앉았다고 해서 쉬나 응가를 할 때까지 계속 앉혀두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Mayo Clinic은 변기에 앉는 연습을 할 때 한 번에 약 5분 이내로 제한하고, 배변하지 않았더라도 시도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안내합니다.
아이가 변기를 강하게 거부하거나 몇 주 동안 계속 힘들어한다면 잠시 배변훈련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억지로 진행하면 배변훈련 자체가 부모와 아이의 힘겨루기로 바뀔 수 있습니다.
낮 기저귀를 뗐다고 밤기저귀도 바로 떼야 할까?
그렇지 않습니다.
낮 기저귀와 밤기저귀는 별개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는 배뇨 신호를 느끼고 스스로 화장실에 갈 수 있지만 잠든 동안 방광이 차는 신호를 인지하고 깨어나는 능력은 더 늦게 발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낮에 팬티를 입기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날부터 밤기저귀까지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많은 아이가 낮 배변훈련보다 밤에 마른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을 더 늦게 갖게 됩니다.
밤에는 당분간 기저귀나 트레이닝팬츠를 사용하면서 아이가 아침까지 마른 날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밤기저귀는 몇 살에 떼야 할까?
밤기저귀 역시 특정 나이를 마감시한처럼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밤에도 마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Mayo Clinic에 따르면 야간 방광조절은 낮보다 늦게 발달하며 많은 아이가 5~7세 사이에 밤 동안 마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세 돌이나 네 돌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밤기저귀를 억지로 없애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밤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을 배변훈련 실패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배변훈련 중 변비도 확인하세요
배변훈련을 하면서 아이가 응가를 참기 시작한다면 주의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딱딱하고 큰 변을 보거나 배변할 때 아파하고, 응가를 의도적으로 참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변비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국 NHS는 배변훈련이 이뤄지는 2~3세 무렵 변비가 흔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배변훈련 중 압박감이나 불안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응가가 아프면 아이가 다시 응가를 참게 되고, 변이 더 딱딱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한 변비나 배변 통증이 있다면 배변훈련을 밀어붙이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변훈련이 잘 안 될 때 가장 먼저 바꿀 것
배변훈련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면 아이보다 방법을 먼저 점검해보세요.
“몇 개월인데 아직도 못해?”라고 비교하지 않았는지, 실수했을 때 혼내지는 않았는지, 아이가 싫어하는데 변기에 오래 앉혀두지는 않았는지, 낮 기저귀와 밤기저귀를 동시에 없애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봅니다.
아이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해도 됩니다.
기저귀 떼는 시기보다 준비 신호가 먼저입니다
배변훈련의 목표는 특정 날짜까지 기저귀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자신의 배뇨·배변 신호를 알아차리고 화장실을 스스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시작 전에는 세 가지를 확인해보세요.
① 쉬·응가 신호를 알아차리는가
② 화장실에 가겠다는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가
③ 변기에 앉고 옷을 내리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가
여러 준비 신호가 나타난다면 천천히 시작하고, 실수하더라도 다시 연습하면 됩니다.
그리고 낮 기저귀를 뗐다고 밤기저귀까지 동시에 떼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개월 수보다 준비 상태를 보고, 성공 횟수보다 스스로 배변하는 과정을 배우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
그것이 배변훈련을 부모와 아이 모두 조금 편하게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