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항공권과 숙소 다음으로 고민하게 되는 것이 환전입니다.
지금 환전해야 할까? 조금 더 기다리면 환율이 떨어질까?
특히 일본이나 유럽 여행을 앞두고 환율이 계속 움직이면 언제 돈을 바꿔야 가장 유리한지 신경 쓰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여행 환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의 최저점을 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현금이 필요한 상황과 카드가 편한 상황을 나누고, 일반 신용카드와 트래블카드의 수수료 차이를 확인해 결제수단을 분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해외여행 환전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
환율이 언제 가장 낮을지는 미리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출국 일주일 전에 환전하면 가장 싸다거나 특정 요일에 환율이 유리하다는 식으로 공식처럼 접근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행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면 필요한 여행경비를 한 번에 모두 환전하기보다 일정 금액씩 나누어 환전하거나 외화머니를 충전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특정 날짜의 환율에 여행경비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여행 직전에 사용할 현금까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환율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여행은 현금을 얼마나 준비해야 할까?
여행경비를 모두 현금으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여행지에서 현금이 꼭 필요한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현금만 받는 작은 식당이나 시장, 일부 교통수단, 자판기, 팁, 카드결제가 어려운 소규모 가게 등에 사용할 돈입니다.
여기에 카드가 작동하지 않거나 분실됐을 때를 대비한 비상금 정도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호텔과 항공권, 대형 쇼핑처럼 카드결제가 가능한 비용까지 모두 현금으로 준비하면 많은 현금을 여행 내내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현금 + 카드 2개 정도를 분산해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 여행은 현금을 얼마나 환전해야 할까?
일본 여행을 준비하면 3박4일이면 3만 엔이면 될까? 같은 질문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행기간만으로 필요한 현금을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숙소와 교통비를 이미 결제했는지, 식당과 쇼핑을 카드로 할 것인지, 지방 소도시나 전통시장 등을 방문하는지에 따라 현금 사용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1인 하루 몇 엔이라는 공식보다 여행일정에서 현금이 필요한 항목을 먼저 적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교통카드는 모바일 또는 카드로 충전하고 대형매장에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한다면 필요한 현금은 줄어듭니다.
반대로 현금결제 비중이 높은 소규모 식당이나 시장을 자주 이용할 예정이라면 조금 더 준비해야 합니다.
예상 현금지출 + 비상금 정도를 환전하고 나머지는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일반 신용카드는 해외에서 수수료가 얼마나 붙을까?
해외겸용 신용카드는 보통 국내에서 사용하는 것과 다른 수수료 구조가 적용됩니다.
카드에 따라 국제브랜드 수수료와 카드사의 해외서비스 수수료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카드에서는 국제브랜드 수수료와 해외서비스 수수료를 각각 부과한다고 상품설명서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에서 사용할 카드를 고를 때는 Visa인지 Mastercard인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카드의 실제 해외결제 수수료와 해외사용 적립·할인 혜택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사용하는 신용카드에 높은 해외 적립혜택이 있다면 수수료를 감안해도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별한 해외 혜택이 없다면 수수료가 적은 트래블카드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KRW와 현지통화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해외 카드결제에서 반드시 알아두면 좋은 것이 DCC, 해외원화결제입니다.
일본에서 결제하는데 단말기에 JPY 10,000과 KRW 약 9만원처럼 두 가지 금액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원화를 선택하면 금액이 익숙해 편해 보이지만 추가적인 환전비용이 붙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카드는 해외원화결제 시 가맹점에서 약 3~8% 수준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해외에서는 현지통화로 결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에서는 JPY, 유로존에서는 EUR, 태국에서는 THB처럼 해당 국가의 현지통화를 선택하면 됩니다.
출국 전에 사용하는 카드사의 앱에서 해외원화결제 차단서비스를 신청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트래블카드는 일반 카드와 무엇이 다를까?
트래블카드는 여행 전에 원화로 외화를 충전하거나 여행 중 필요한 만큼 환전한 뒤 해당 외화잔액에서 결제하는 방식의 상품이 많습니다.
상품에 따라 환전우대나 해외결제 수수료 면제 같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해외여행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특히 여행 중 사용한 금액을 바로 확인하고 필요한 만큼 추가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합니다.
하지만 모든 트래블카드의 조건이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지원하는 통화와 환전 조건, 해외결제 수수료, ATM 출금수수료, 충전한도 등이 카드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트래블카드면 무조건 수수료 0원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여행국가와 이용방식에 맞는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 ATM에서 돈을 뽑으면 수수료가 없을까?
트래블카드의 장점으로 해외 ATM 출금수수료 면제를 내세우는 상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카드사가 부과하는 해외 ATM 수수료를 면제하더라도 현지 ATM 운영사가 자체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부 국내 트래블카드의 공식 안내에도 ATM 기기에 따라 현지수수료가 별도로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 ATM을 사용할 때는 화면에 나타나는 수수료를 확인하세요.
인출 직전에 별도 수수료가 표시된다면 다른 ATM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ATM에서도 원화로 출금할지 묻는다면?
해외 ATM에서도 카드결제와 비슷하게 원화 환산금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KRW로 환산해서 출금할까요?라는 화면이 나타난다면 ATM의 환율을 이용하는 DCC 성격의 환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역시 현지통화 기준으로 출금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JPY, 유럽에서는 EUR를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ATM마다 화면 표현이 다르기 때문에 conversion, guaranteed exchange rate, KRW 같은 문구가 보이면 내용을 확인한 뒤 선택하세요.
현금·신용카드·트래블카드는 어떻게 나눌까?
세 가지 결제수단은 경쟁관계라기보다 역할이 다릅니다.
현금은 카드가 안 되는 소액결제와 비상용으로 사용합니다.
트래블카드는 일반적인 현지 쇼핑·식당·교통 등 해외결제와 필요시 ATM 출금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 신용카드는 트래블카드 장애나 분실에 대비한 예비 결제수단이면서 해외 적립·보험 등 카드 혜택이 좋은 경우 주 결제카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안전한 방식은 한 가지 결제수단에 여행경비를 모두 몰아넣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금 + 주사용 트래블카드 + 비상용 신용카드처럼 분산할 수 있습니다.
카드도 두 장을 한 지갑에 넣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결제수단을 여러 개 준비했다면 보관도 분산해야 합니다.
주사용 카드와 비상용 카드를 같은 지갑에 넣었다가 지갑을 잃어버리면 두 카드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비상카드는 여권 파우치나 숙소 금고 등 주사용 카드와 다른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금도 전체 금액을 하나의 지갑에 몰아넣기보다 여행 중 사용할 돈과 비상금을 분리하면 분실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환전할 때 수수료 우대율만 보면 될까?
환율우대 90%, 100% 우대라는 문구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대율은 외화 자체의 시장가격을 할인한다는 뜻이 아니라 은행이나 서비스가 적용하는 환전 스프레드 중 일정 부분을 우대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환전서비스를 비교할 때는 우대율 숫자만 보기보다 실제로 내가 100만원을 환전했을 때 얼마의 외화를 받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트래블카드 역시 환전수수료 외에 재환전 조건이나 지원통화 여부까지 함께 확인하세요.
여행 전에는 이 순서로 준비하세요
첫 번째로 여행지에서 카드 사용이 얼마나 가능한지 확인합니다.
두 번째로 현금만 필요한 예상비용과 비상금을 정합니다.
세 번째로 보유한 일반 신용카드의 해외결제 수수료와 혜택을 확인합니다.
네 번째로 트래블카드를 사용할 예정이라면 지원통화와 해외결제·ATM 출금조건을 확인합니다.
다섯 번째로 사용하는 카드에서 해외원화결제(DCC) 차단을 설정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마지막으로 현금과 카드 두 장 이상을 서로 다른 곳에 보관합니다.
결국 해외여행 환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의 가장 낮은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현금은 필요한 만큼만 준비하고, 카드와 트래블카드를 상황에 맞게 나누며, DCC와 ATM 수수료처럼 불필요한 비용을 피하는 것이 실제 여행비를 관리하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