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입만 먹어봐.”
아이에게 밥을 먹이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하게 되는 말입니다.
특히 고기와 밥은 잘 먹는데 채소만 골라내거나, 새로운 반찬은 냄새만 맡고 먹지 않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든 한입이라도 먹이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아이 편식을 줄이려면 오늘 당장 한입을 먹이는 것보다 새로운 음식에 익숙해질 기회를 계속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억지로 먹이거나 디저트를 보상으로 사용하는 방법보다 식사환경과 간식시간, 음식 제공방법부터 바꿔보는 것이 좋습니다.
5세인데 채소를 안 먹어요, 편식이 심한 걸까?
유아기에는 낯선 음식을 거부하거나 먹던 음식도 갑자기 먹지 않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색이나 냄새, 질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브로콜리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심각한 편식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아이가 어떤 음식을 거부하는지 관찰해보세요.
채소 전체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여도 자세히 보면 생채소의 아삭한 질감을 싫어하거나, 익힌 채소의 물컹한 느낌만 거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맛보다 식감이나 냄새가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1. 억지로 ‘한입만’ 먹이는 것부터 줄여보세요
부모 입장에서는 한입이라도 먹어야 음식에 익숙해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강하게 거부하는데도 입에 넣어주거나 먹을 때까지 식탁에서 내려가지 못하게 하면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목표를 오늘 당근 한 조각 먹이기에서
당근이 식탁에 있어도 불편하지 않게 만들기
로 바꿔보세요.
처음에는 먹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접시에 올려두고 보고, 냄새 맡고, 만져보는 과정도 새로운 음식에 익숙해지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2. 한 번 안 먹었다고 메뉴에서 빼지 마세요
아이가 처음 브로콜리를 줬을 때 뱉었다고 다음부터 아예 주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그 음식에 익숙해질 기회도 잃게 됩니다.
새로운 음식은 한 번의 성공이나 실패로 판단하지 말고 다른 날 다시 자연스럽게 제공해보세요.
오늘은 손도 대지 않았지만 다음에는 만져볼 수 있고, 그다음에는 냄새를 맡거나 조금 맛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몇 번 먹이면 된다는 숫자를 채우는 것이 아닙니다.
압박 없이 여러 번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3. 새로운 음식만 접시에 가득 담지 마세요
편식하는 아이에게 채소를 먹이겠다고 갑자기 접시를 채소로 가득 채우면 식사 자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대신 아이가 평소 잘 먹는 음식 옆에 새로운 음식을 아주 조금 놓아보세요.
예를 들어 밥과 달걀, 두부를 잘 먹는 아이라면 익숙한 음식과 함께 작은 브로콜리 한 조각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새로운 음식의 양도 처음부터 많을 필요가 없습니다.
먹지 않더라도 식탁에서 계속 자연스럽게 접하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4. 밥을 안 먹었다고 바로 간식을 주지 마세요
아이가 저녁을 거의 먹지 않으면 부모는 배고플까 걱정됩니다.
그래서 식사 직후 우유나 빵, 과자, 과일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 입장에서는 굳이 식사시간에 배를 채울 필요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사와 간식 시간을 어느 정도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식도 아이 식생활의 일부이므로 무조건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식사 직전까지 계속 간식을 먹거나 음료로 배를 채우는 습관이 있다면 식사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 무엇을 안 먹는가뿐 아니라 식사 전 1~2시간 동안 무엇을 먹고 마셨는지도 함께 살펴보세요.
5. “채소 먹으면 아이스크림 줄게”도 조심하세요
채소를 한입 먹으면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주겠다고 하면 당장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채소는 참고 먹어야 하는 음식이고 디저트는 보상받는 좋은 음식
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음식을 벌이나 보상 수단으로 사용하는 대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본 행동 자체를 가볍게 격려해주세요.
“우와, 당근 먹었네!”라고 크게 평가하기보다
“당근 맛이 어땠어?”
처럼 음식의 맛과 향, 식감에 관심을 돌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6. 부모가 함께 먹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에게는 “채소 먹어”라고 말하면서 정작 부모 식탁에는 채소가 없다면 새로운 음식에 익숙해지기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가족의 식사 모습을 관찰합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부모도 같은 식탁에서 같은 재료를 자연스럽게 먹어보세요.
아이가 먹지 않더라도
“오이는 아삭아삭하네.”
“오늘 당근은 달다.”
처럼 음식에 대한 경험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강요하는 사람과 먹어야 하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보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7. 조리방법을 바꿔보세요
우리 아이는 채소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특정 조리방법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삶은 당근은 싫어하지만 구운 당근은 먹을 수 있고, 생오이는 싫지만 잘게 썬 오이는 먹을 수도 있습니다.
같은 재료라도
생으로 / 찌기 / 굽기 / 잘게 자르기 / 다른 음식과 함께 제공하기
등으로 식감과 형태를 바꿔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몰래 갈아서 좋아하는 음식에 계속 숨기는 방법만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당장 영양소를 섭취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이가 해당 음식의 원래 모습과 맛에 익숙해지는 경험은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편식 때문에 식사시간이 매일 싸움이 된다면
편식 문제에서 음식 종류만큼 중요한 것이 식사 분위기입니다.
“이것도 안 먹어?”
“동생은 잘 먹는데.”
“다 먹을 때까지 못 일어나.”
같은 말이 반복되면 부모도 지치고 아이도 식사시간을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가능한 범위에서 균형 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규칙적인 식사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제공된 음식 가운데 무엇을 어느 정도 먹을지 스스로 경험할 여지를 주세요.
한 끼 식사량이 적었다고 바로 실패라고 판단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루 한 끼보다 며칠 동안 어떤 음식을 얼마나 다양하게 먹는지 전체적인 식생활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 병원이나 전문가에게 상담해야 할까?
모든 편식을 생활습관 문제로만 보면 안 됩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극단적으로 적거나 특정 질감의 음식에서 반복적으로 구역질·구토를 하는 경우, 씹거나 삼키기 어려워하는 경우에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편식 때문에 충분한 영양섭취가 어려워 성장이나 체중 증가가 걱정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을 호소하거나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억지로 반복 노출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아이 편식, 오늘부터 이렇게 바꿔보세요
편식을 하루아침에 없애려고 하면 부모와 아이 모두 힘들어집니다.
대신 다음 7가지를 하나씩 적용해보세요.
① 억지로 한입 먹이지 않습니다.
② 싫어한 음식도 다른 날 다시 제공합니다.
③ 익숙한 음식과 새로운 음식을 함께 제공합니다.
④ 식사와 간식 시간을 구분합니다.
⑤ 디저트를 음식의 보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⑥ 부모도 함께 다양한 음식을 먹습니다.
⑦ 같은 재료를 다른 조리법과 식감으로 다시 경험하게 합니다.
오늘 브로콜리를 먹지 않았다고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 편식의 목표를 모든 음식을 잘 먹는 아이 만들기로 잡기보다 다양한 음식을 부담 없이 경험하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위를 천천히 넓히는 것으로 잡아보세요.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훨씬 현실적인 편식 개선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FAQ
Q1. 5세 아이 편식은 흔한가요?
유아기에는 새로운 음식이나 특정 맛·냄새·질감을 거부하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두 가지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문제를 단정하기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위와 성장상태, 식사 행동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2. 아이가 채소를 안 먹으면 억지로 한입이라도 먹여야 하나요?
강한 압박을 가하기보다 작은 양을 식탁에 반복적으로 제공해 음식에 익숙해질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반드시 먹게 만드는 것보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키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새로운 음식은 몇 번 먹여봐야 하나요?
정확히 몇 번을 모든 아이에게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마다 새로운 음식에 익숙해지는 속도가 다르므로 처음 거부하더라도 다른 날 다시 부담 없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반복 노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Q4. 밥을 안 먹으면 우유나 과일이라도 줘야 할까요?
식사를 하지 않을 때마다 곧바로 간식으로 배를 채우는 패턴이 반복되면 다음 식사의 배고픔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식사와 간식 시간을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Q5. 채소를 먹으면 디저트를 주는 방법은 괜찮나요?
단기적으로 아이를 먹게 할 수 있지만 특정 음식을 먹어야 보상을 받는 음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음식 자체를 보상이나 벌로 사용하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Q6. 아이 편식으로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도 있나요?
먹는 음식이 극단적으로 제한되고 성장이나 체중 증가가 걱정되거나, 씹기·삼키기 문제, 반복적인 구역질·구토, 음식 섭취 시 통증 또는 알레르기 증상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 등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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